이르면 다음 달 6일 콘클라베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전 세계 130여 명의 추기경들이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심도 깊은 논의에 들어갔다. 보수와 진보, 유럽과 비유럽 등 다양한 배경 속 치열한 논쟁 속에 130여 명의 추기경들이 새 교황 후보를 놓고 후임자 선출에 나서면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 교황 베네딕토 17세 서거와 차기 교황 선출 준비
교황 베네딕토 17세의 서거 이후, 가톨릭교회는 새로운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바티칸 소식통에 따르면, 콘클라베는 이르면 다음 달 6일부터 시스티나 성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교황 서거로 공석(sede vacante) 상태에 들어간 교황청은 추기경단을 소집해 장례 절차와 새 교황 선출 일정을 논의하고 있으며, 교회법에 따라 서거 후 15~20일 이내에 콘클라베를 시작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가 4월 26일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새 교황 선출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2. 콘클라베의 역사와 독특한 선출 방식
콘클라베는 13세기부터 도입된 유서 깊고 독특한 교황 선출 방식이다. 라틴어 ‘쿰 클라베(cum clave)’에서 유래한 ‘콘클라베(Conclave)’는 ‘열쇠로 잠근 방’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명칭은 교황 선출 기간 동안 추기경들이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 채 특정 장소에 모여 투표를 진행하는 전통에서 비롯됐다. 추기경들은 교황청 내 방문자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격리된 상태로 시스티나 성당을 오가며 투표에 참여한다. 콘클라베에 참여할 수 있는 추기경은 교황 선종 전날 기준으로 만 80세 미만에 한하며, 별도의 후보자 없이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비밀 투표한다.
3. 콘클라베의 투표 절차와 결과 발표
콘클라베에서는 새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 투표가 반복적으로 진행된다. 투표 결과,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은 추기경이 나오면 새 교황으로 선출된다. 투표 결과는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색깔을 통해 외부에 알려진다. 흰 연기는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이며,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검은 연기를 피워 투표 실패를 알리고 동일한 절차를 반복한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언론은 이 연기의 색깔을 통해 새 교황 선출 여부를 기다린다.
4. 콘클라베 일정 및 준비 과정
공식적인 콘클라베 기간은 ‘노벤디알리(Novendiali)’로 불리는 9일의 애도 기간이 끝난 이후 시작될 예정이다. 교회법에 따라 5월 초 콘클라베 개시가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교황 선출 논의는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추기경단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튿날인 4월 22일에 첫 일반 회의를 열어 콘클라베까지의 일정과 실무 계획, 주요 이슈, 우선순위, 주목할 인물 등에 대해 논의했다.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 135명 대부분이 로마에 집결하는 4월 28일에 열리는 다섯 번째 일반 회의부터 논의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5. 일반 회의의 중요성과 교황 선출에 미치는 영향
일반 회의는 하루 두 차례 열리며, 추기경들은 짧은 연설과 비공식 대화를 통해 서로를 탐색하고 주요 이슈를 논의한다. 이는 콘클라베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의 외연 확장을 위해 ‘주변부’ 국가 출신 추기경을 다수 임명했기 때문에, 추기경들 간의 상호 이해가 부족할 수 있어 일반 회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6. 콘클라베 장기화 가능성과 예측의 어려움
일반 회의에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콘클라베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양한 문화적, 신학적 배경을 가진 추기경들이 참여하는 이번 콘클라베는 차기 교황의 향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보수와 진보 성향 추기경들 간의 의견 충돌, 유럽과 비유럽 출신 추기경들의 영향력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콘클라베에서 예상 밖 인물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새 교황이 어떤 인물일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